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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와 모발 성장주기(Hair cycle)
탈모는 모낭에서 새로운 모발이 형성되지 않거나, 모근이 약해진 털이 탈락하게 되면서 머리숱이 휑하게 되었을 때 통칭적으로 부르는 명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탈모의 원인으로는 스트레스나 호르몬 이상, 물리적인 모근 손상 등 다양한 이유를 들 수 있으며 이러한 요인들은 공통적으로는 모발의 성장 주기에 밀접한 영향을 주어 새로운 모발 형성을 방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쉬운 예시로 밭에서 농사를 짓는다 할 때, 시기에 맞춰 땅을 갈아주고, 비료를 주고, 씨를 뿌리고, 물을 주는 등의 싹을 틔우기 위한 환경을 만들어 주게 될 것입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좋은 환경의 유지는 곧 건강한 새싹을 나게 할 것이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물도 공급하지 않고, 잡초관리도 하지 않는다면 그 밭에서는 비실한 새싹이 나거나 금방 말라죽게 될 것입니다. 결국 모발의 성장 주기란 일정한 기간을 두고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신체의 현상인데, 다양한 방해요인으로 그 과정이 꼬이게 되면서 발생되는 결과가 새로운 털이 생기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병원에서 탈모 치료 시에도 근본적인 방법은 두피의 환경을 영양분이 풍부한 밭으로 만들어서 다시 새로운 뿌리가 잘 뻗어나가게 만들어주는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결국, 탈모와 모발의 성장주기는 서로 밀접한 영향성을 가지고 있기에, 탈모를 예방하거나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모발의 특징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발의 특성을 알아야 어떤 영양제를 먹고, 관리를 해야만 하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 모발의 구조적 특징
우리의 털은 눈썹, 겨드랑이털, 솜털, 수염, 머리털 등 다양한 부위에서 두껍거나 얇은 가닥의 털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두피에 제일 많은 털이 집중되어 있고 다른 말로 모발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모발의 구조는 표피와 진피 사이에 모공이 크게 형성되어 있고, 진피의 맨 하단에는 모발성장의 가장 중요한 씨앗인 모유두(Dermal papilla cell) 세포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모유두 세포는 지방층 위의 모세혈관을 통해서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흡수하게 된 뒤, 세포분열을 시작하게 되고 성장에 필요한 다양한 인자들을 주변 조직으로 전달시켜 모발 성장을 촉진하게 됩니다. 탈모 치료에서도 이 모유두 세포의 활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제일 고민하는 부분이고, 그만큼 한번 망가지면 재생하는데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하는 세포인 것입니다. 모유두 세포 주변에는 모유두 세포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벽인 내 모근초(Inner root sheath)와 외모근초(Outer root sheath)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머리카락을 뽑아서 밝은 곳에서 보면 모발의 끝부분에 불투명한 껍질을 본 적이 있나요? 그 하얀 막 부분이 모근초가 같이 딸려 나온 것입니다. 또한 이 두 부분에는 케라틴(Keratin) 섬유(filament)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세포의 틀을 잡아주는 지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모발 내부의 케라틴이 망가지게 된다면 지지 기반이 없어지게 되는 것이니 모발이 거칠어지고 모근이 쉽게 끊어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 일 것입니다.
2. 모발의 성장 주기(Hair cycle)
모발의 성장은 초기 모낭 형성 이후에 성장기, 퇴행기, 휴지기의 주기가 반복적으로 진행되게 됩니다. 개인에 따라 유전적, 환경적, 성별, 영양적인 측면에 영향을 받게 됨으로 단계별 유지기간이 달라질 수 있지만 평균적으로 성장기는 3년 동안 지속되고 퇴행기는 3주, 휴지기는 3개월간 지속되게 됩니다.
①모낭의 형태 형성(배아 초기)
배아발달 기간 동안 세포이동과 형태 변화 및 세포 분화로 모공의 형태를 완성하게 됩니다. 모공의 수는 태아기 때 이후에는 더 이상 새로 생기지 않기 때문에 정상작동하는 모공의 수가 줄어든다면 머리숱도 줄어든다고 봐야 합니다.
②성장기(anagen)
가장 활발한 세포 활동이 일어나는 시기로 모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모유두세포(Dermal Papila cell)가 주변 케라틴을 생성하는 케라티노사이트(Keratinocyte)의 분화를 촉진시켜 모유두세포를 둘러싼 내 모근초(Inner root sheath)와 외모근초(Outer root sheath)의 층을 형성하게 해 줍니다. 하단의 모근 부분이 세포분화로 팽창되면 중심 부분의 털줄기가 새싹처럼 피부 표면 방향으로 길이 성장을 시작하게 됩니다. 모발의 길이는 성장기의 유지기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각 개인의 모발이 자라는 속도도 달라지게 됩니다.
③퇴행기(catagen)
모발의 길이 성장이 멈추게 되고 모낭 내 세포의 증식과 분화의 활성이 떨어짐에 따라 모근이 위축되게 됩니다. 모유두세포가 성장기에는 털줄기의 하단의 움푹 파인 부분에 붙어 모발의 성장을 촉진시켰지만 퇴행기에는 모유두세포가 점차 응축되어 작아지고 아래쪽 방향으로 이동되면서 분리되게 됩니다. 모유두세포가 분리되고 나면 더 이상 내부를 보호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내 모근초는 표피 밖으로 각질화되어 나오게 되고, 외모근초는 세포수를 조절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세포사멸이 일어나게 되면서 내부 구성물질인 케라틴섬유(Keratin filament)가 모근 밖으로 노출되게 됩니다.
④휴지기(telogen)
최종적으로 모든 길이성장과 관련한 작동들이 쉬는 기간으로 이 시기가 장기간 지속되면 심각한 탈모가 일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휴지기라서 해서 완전히 멈춰있는 것은 아닙니다. 입모근과 피지샘이 위치한 부근의 아래 부분의 털줄기 부분에는 모낭세포를 만들어내는 줄기세포 저장소(Hair bulge)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저장소 하단부근에는 표피덩어리인 털 배아(hair germ)가 존재하는데, 털 배아 부분은 하단에 분리된 모유두세포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일정 휴지기 이후에 성장기로 갈 시기가 되면 퇴행기 때 분해된 케라틴 섬유들과 털 배아가 개시 신호를 시작하게 됩니다. 털 배아(Hair germ) 부분은 표피를 분화시키면서 하단으로 뻗어나가 모유두 세포에 접촉하여 활성화를 촉진하게 됩니다. 모유두 세포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모근의 하단 부분의 내, 외모근초를 구성하게 되고 길이성장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때 기존에 멈춰있던 모근줄기는 새로운 털줄기의 길이 성장으로 인해 점차 표면으로 밀려 올라오게 되면서 표피밖으로 탈락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시기는 새로운 털이 속에서 자라나는 것과 동시에 털이 많이 떨어지는 시기로도 볼 수 있습니다.
휴지기로 들어간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상태라 단정 지으면 안 됩니다. 사람도 기계도 연속으로 일하거나 작동하게 되면 과부하를 막기 위해 일정시간의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모발도 3년간의 성장으로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충전을 위해 휴지기가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탈모는 성장기(anagen)가 오래 유지되지 못하고 짧아지면서 모발이 탈락(telogen)하는 속도가 정상 조건보다 더 자주 돌아오게 되는 경우 발생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모발의 성장을 위해서는 휴지기에 다음단계를 위한 영양분과 환경을 꾸며놔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태로 성장기를 시작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충분한 영양공급과 자극이 부족하게 되면 모유두세포의 활성이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서 모발의 줄기 생성 시 제대로 된 케라틴 형성도 안되어 흐느적거리는 형태가 만들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탈모인 분들의 머리카락의 굵기를 보면 가늘고 약한 자극에도 금방 모근이 끊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탈모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두피 내부의 영양을 채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셨을 겁니다. 이미 탈모증상을 겪는 분들은 최대한 머리털이 안 나거나 빠지는 것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스트레스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촉진시켜 결국에는 모발 성장 주기에 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든 치료는 마음의 안정과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진행해야 하는 것이기에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몸의 영양소를 충분히 채워주는 데에 먼저 집중해주시기 바랍니다.